
어린이날 연휴를 맞아 영화관 나들이를 다녀왔어요.
이제 슬슬 사춘기에 접어든 첫째는 아쉽게도 함께하지 못했고, 둘째와 아내, 이렇게 셋이서요.
출발 시간이 촉박해서 허겁지겁 지하철을 탔는데, 다행히도 영화 시작 15분 전에 도착했어요.
영화관 하면 빠질 수 없는 팝콘과 콜라도 챙기고요.
이번엔 누워서 볼 수 있는 ‘템퍼관’을 예약했는데, 전자동 리클라이너 의자가 꽤 신기하더라고요.
영화관을 마지막으로 간 게 언제였는지 기억도 안 나네요. 😅
왜 하필 ‘마인크래프트 무비’를 골랐냐고요?
사실 마인크래프트는 저한테도 낯설지 않은 게임이에요.
아들이 어릴 적부터 워낙 좋아해서, 저도 몇 번 같이 플레이해본 적이 있거든요.
요즘은 둘째도 재미있게 즐기고 있어서 가족끼리 함께 보기엔 딱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예고편을 봤을 때도 마인크래프트 특유의 세계관을 나름 아기자기하게 잘 표현한 것 같았고요.
아이에게도 좋은 추억이 될 것 같아서 선택했죠.
마인크래프트 무비, 솔직한 감상 후기
스토리는 대략 이런 느낌이에요.
어릴 적 탐험가를 꿈꿨지만 현실에 안주한 채 살아가던 주인공 스티브가,
어느 날 큰 결심을 하고 광산으로 떠나게 되죠.
거기서 마인크래프트 세계로 이어지는 신비한 큐브를 발견하면서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전개돼요.
악당과의 대결을 통해 성장하고, 결국엔 승리를 거두며 마무리되는 구조예요.
요약하자면, “동심을 잃지 말고 꿈을 꾸자” 정도의 메시지랄까요?
스토리 자체는 짜임새가 엄청난 편은 아니었어요.
마인크래프트를 해본 사람이라면 피식 웃을 수 있는 유머와 장면들이 중간중간 있었지만,
감동이나 반전, 깊이 있는 스토리를 기대한다면 좀 실망할 수도 있어요.
실제로 마인크래프트를 잘 모르는 분들이라면 더더욱요.
그나마 좋았던 건 잭 블랙과 제이슨 모모아 같은 유명 배우들의 연기!
그리고 음악도 나름 경쾌하고 잘 어울렸어요.
다만, 전체적으로는 특별한 개성이나 강한 인상은 없었던 것 같아요.
인상 깊었던 장면? 아이의 선택은 의외였어요!
영화를 다 보고 나서 둘째에게 가장 기억에 남은 장면을 물어봤는데요,
뜻밖에도 “왕관을 쓴 돼지”라고 하더라고요.
알고 보니, 마인크래프트 유튜버 Technoblade를 오마주한 장면이었대요.
유튜브에서 이미 관련 영상을 많이 본 덕분인지 금방 알아챘다네요.
저로서는 예상치 못한 답이라 조금 놀랐어요.
마무리…
제 기준에선 그냥 그랬던 영화였지만, 어린이날 특수 덕분인지 관객 수는 벌써 100만 명을 돌파했더라고요. 대단하죠?
감동보다는 추억, 복잡한 메시지보다는 가벼운 유머와 팬서비스에 가까운 영화였지만,
마인크래프트를 즐겨 본 초등학교 저학년 자녀와 가족이 함께 보기엔 무난한 선택이었다고 생각해요.
혹시 아직 안 보셨다면, 아이들과의 소중한 시간 보내는 용도로 한번쯤은 괜찮을지도 몰라요. 🙂